런던살이 Day 133ㅣ28. December. 2023
스마트 폰의 보급으로 우리는 명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좋은 거 같다.
요즘 일행들과 밥을 먹으면서 보는 프로그램은 '솔로지옥 시즌 3'다. 솔직히 재미가 그렇게 있지는 않다. 다만 그들의 청춘이 느껴지는 것을 즐기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젊음이 부러워서 보는 거지 마땅히 재미가 있어서 보는 건 아니다. 재미로 치자면 어쩌면 '나는 솔로'가 더 재밌을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서 느끼는 재미는 재미 자체가 있다기보다는 좀 더 동시대의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맛이 재미로 느껴지는 것이 더 큰 거 같다. 일종에 대리 동질감인 거 같다. 2022년 통계였던 거 같은데 우리나라 연애 프로그램만 32개를 했다고 기억된다. 하지만 이거 말고는 다른 연애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니 연애 프로그램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청춘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솔로지옥이 탑이라서 보는고, 동질감을 느끼는 프로그램은 나는 솔로라서 보는거다. 아무튼 그들이 커플이 되어서 좋은 호텔에 가고, 맛있는 식사를 하며, 느낌 있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하게 해서 다시 책을 들게 만든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장자가 말한 호접지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솔로지옥을 경험한적이 없는데 마치 경험을 한듯한 느낌을 받는 것 그래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나는 했다는 착각까지 하게 만드는 것이 장자의 나비의 꿈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뇌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니 그런 가짜의 경험으로 우리는 진짜의 세상에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내가 경험한 것이라고 착각까지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의 극단적 예가 딸이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아버지는 그런 일이 없다고 했지만 딸이 정황을 너무 자세히 설명을 해서 아버지는 잡혀 들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정황은 딸이 읽고 있던 소설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버지는 누명을 벗게 되었다.
우리는 이정도는 아니지만 다들 드러나지 않는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의 착각 속에서 사는 듯하다. 긍정적인 방향은 아무래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먹방을 보는 영상이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 왜 먹방 유튜버가 800만이나 보유하는지 이해는 되는 면은 있다. 하지만 현실적 효과는 없는 듯하다. 비만은 늘어나고 있으니까. 이걸 반대로 생각하면 운동하는 영상을 보고 당장 하지 않고 내일부터 한다고 하는 이유는 오늘은 한 운동한 느낌을 무의식 중에 받아서 지금 당장 하지 않는 거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내일은 오지 않는다. 영원히.. 그리고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금방이라고 하는 것은 그 운동 영상이 자신의 모습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저 사람 처럼 하면 저 사람 처럼 되고 저 사람 처럼 할 수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이걸 확대해석을 하자면 스마트 폰으로 보급으로 우리는 200g의 무게로 백과사전 + ∞의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더 똑똑해지지는 않는다. 물론 지식의 양은 더 많이 뇌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치더라도 그걸 조합해서 현실로 만드는 똑똑함은 퇴화한 듯하고 그 똑똑함에 시간의 축을 넣어서 현명함으로 바꾸는 힘은 아주 소수의 전유물화 된 듯하다.
이건 크게 보면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알려면 언제든지 알 수 있다는 착각과 수없이 나오는 격언들의 영상과 사진들을 보면서 자신은 이미 그런 사람이 되었거나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착각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스마트 폰의 보급으로 지식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것이 스티브 잡스의 꿈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했고 결국 이 영향으로 학교의 뱅크식 교육방식은 무의미하기에 학교를 공생의 방법을 터득하는 진짜 교육의 장으로 만들기를 바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가지고 있는 건 잘 보지 않고 찾지 않듯이 지식을 더 갈구하는 욕구는 사라져 버리고 그걸 그냥 들고 있는 수준으로만 전락한 듯하다.
그리고 이것이 가장 문제인데 삶의 방식이나 지혜를 알려주는 영상을 보고 다 알았다고 착각을 하고 이미 자신의 삶에 적용을 시켜서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변한 것이 없고 늘 그렇듯 어떤 사건에 즉각적 반응만 할 뿐 그것도 생존 본능과 손해 보기 싫어하는 본능으로 인해서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만 일어날 뿐이다. 참고 인내하는 건 가치관 즉 삶의 지혜가 진짜 자신의 인생에 스며들어야 가능한데 우리가 참는 건 주변의 시선 때문일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뒤에서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요즘은 이마저도 안 한다.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인데도 자신에게 피해가 가면 그냥 화부터 내는 것도 다반사다. 이런 사람들도 대체로 그런 영상들을 다 보고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 번쯤은 했을 거다. 하지만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해진다. 힘들게 서점에 가서 돈을 주고 책을 사는 시대보다 더 각박하다.
이 말은 우리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뇌과학이 맞다는 뜻이고 이건 장자의 호접지몽과 다를 게 없다. 결국 사람들이 사회적 존재로써 더 발전되지 않고 개인화되며 말초신경만 진화하는 이유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로 인해서 나는 하고 있다는 착각이라는 결론이 난다. 꼭 이렇지 않아도 내가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착각도 여기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연애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주는 이유는 금전적 문제도 있고, 개인화되어서 편한 삶을 추구하기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너무 많은 연애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대리 만족을 하기에 그렇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신은 안 하고 있는지 알고 있지만 하고 있다는 감정과 유사한 느낌을 받고 있기에 굳이 외로움에 몸서리까지는 치지 않아서 몸소 이성을 찾아 나서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들이 솔로지옥을 보면서 청춘을 느끼듯 말이다.
결국 우리는 몸은 현실에 놓여 있지만 정신은 정보 영상 속에서 살고 있는 거다. 나도 하고 있다는 착각 속 말이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인스타그램이라고 해야 할거 같다. 나는 그 속에서 행복해 보이면 된다. 그러면 행복한 거다. 남들이 그렇게 보니까.. 인스타그램은 단순한 착각의 어플을 넘어선 플랫폼 같다.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누구는 그 착각을 구분하고 객관 해서 행동으로 자신의 진짜 삶에 적용을 해서 삶을 풍성하게 만들고, 누구는 현실을 착각 속으로 집어넣어서 자신은 행복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삶을 사는 거 같다.
장자는 인터넷도 없던 세상이 어떻게 그 꿈만으로 이런 것을 알았을까? 장자의 후손은 뇌과학자들이 되어서 우리에게 이런 지식을 전파하는지도 궁금해진다. 아무튼 스마트 폰을 끊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책을 더 읽고 명상을 하면 좋을 거다. 그러면 얼마든지 자신을 객관화해서 삶을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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