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살이 Day 38 (2023.09.24)
There is no perfection in the world. 고로 비슷한 괴로움이라면 단일민족의 자부심보다는 세계화를 이뤄낸 것이 더 명분이 서는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함께 동행하지 못한 일행의 동생이 런던에 놀러 왔다. 우리는 같이 점심을 먹으러 프림로즈 힐 카페에 들러 점심을 함께 먹었다.
오늘은 모처럼 불친절한 직원이 근무를 하는 날이었다. 그 직원은 우리에게 적응을 했는가 약간의 무시를 담는 근무 태도를 보였다. 드디어 온 것이다. 내가 말한 그들 속에 약자의 감정이 말이다. 우리는 이런 약자를 조심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인종차별을 당하기 때문이다. 일행들은 영어를 곧잘 하지만 이런 카페에서 쓸 수 있는 영어를 못한다. 가령 음식이 남아 있는데도 접시를 치울까? 물어보면 계속 먹을 거라고 말을 하면 되는데 갑자기 다들 벙어리가 된다. 이런 식으로 영어를 못하면 이들은 우리를 무시할 수 있는 거리를 주는 건데 왜 영어를 할 줄 알면서 영어로 대답을 못하는지 모를 일이다. 만약 모른다면 찾아서 익히면 되는 건데 그걸 안 한다. 무시당해도 할 말이 없는 태도를 보인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들 속에 약자들은 그들 속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게 그들과 같은 국적의 사람이나 약자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외모가 차이나는 이민자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민자나 더 약한 이민자들 그리고 여행객들을 무시하면서 자신들의 불만이나 화를 풀어낸다. 그리고는 자기는 아직은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를 하는 것이다.
내가 겻은 예를 들자면 오이스터 카드를 충전을 할 때 이민자에게 충전을 해달라고 하면 못 알아들은 척하면서 무시를 한다. 그러면서 돈을 제대로 보이면서 충전을 해달라는 식으로 업신여긴다. 하지만 백인에게 충전을 해달라고 하면 얼마 할 거냐고 하면서 마치 우리나라처럼 해준다. 심지어 돈도 제대로 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그들 속의 약자들은 자신보다 더 아래들이 있다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산다. 하지만 이건 이민자들이 있는 국가의 경우나 해당되는 것이다.
In other words, there is no immigrant in Korea.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과거 우리는 불만과 화를 풀어낼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동네 바보들이 그런 역할을 했다고 여겨졌다. 그 바보들은 우리가 좀 어렵게 살더라도 저런 바보는 아니라는 내가 놀릴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내가 그래도 좀 더 낫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무의식 중에 심어준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특수반이라고 공부를 못하는 바보스러운 애들이 있었다. 물론 동네 바보도 있었다. 이런 존재들이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나는 저렇게는 되지 않는다는 무의식이 안도를 만들어냈던 거 같다.
그리고 세상이 발전되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지금과 같지는 않았던 70~80년대는 TV를 통해 이주일과 심형래(영구)가 바보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들은 무의식중에 안도감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90년대는 이창훈(맹구)이 그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정치 풍자 개그를 하면서 정치인들의 무능을 위안으로 삼기도 했다. 우리도 그정도는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위안말이다. 이건 바보 캐릭터를 보면서 위안를 삼는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세상은 더 발전이 되어 문명의 극대치로 치닫고 있는 세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이제 그런 개그맨들의 활약에 안도를 할 순진함은 없다. 그리고 이제는 바보가 될 개그맨도 없다. 정치 풍자 개그는 이제 손도 못되게 만들어졌고 그나마 관찰 예능에서 연예인들도 우리랑 별차이 없구나..라고 느끼는 프로그램도 이제는 일반인들은 우리를 쫓아오지 못한다는 방향으로 선회한지 오래다.
이런 세상에 이민자를 받은 나라는 이민자를 통해서 화를 풀어내거나 무의식중에 내가 저들보다 낫다, 영어도 못하는 인간들이 뭐 하러 이 나라에 와서 살려고 그러느냐, 같은 무시를 마음속으로 하면서 때때로 그것을 짜증으로 표현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각인한다. Yet there is no immigrant in Korea. 화가 나고 무시를 받은 그리고 사람들에게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좀비(무지성인)가 되어 칼을 들고 설친다. 과거에는 수능 못 치면 인간이 아니라고 하면서 학생들을 자살로 몰아넣던 교사들은 역공을 당하니 감당을 하지 못해서 다른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 한민족 자부심에 희생자들이 결국 같은 민족이라는 건 슬픈일이다.
지구적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지 못하는 대한민국은 이제 서서히 썩은 과일처럼 제 살을 깎아 먹어가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물론 전세계가 이런 상태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OECD 중 지금의 대한민국이 가장 빨리 썩어가고 있는 느낌은 확실한 거 같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문턱을 낮추거나 난민을 받아들이는 정책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한다. 되려 지금은 이미 늦어서 이민자, 난민들을 받아들이면 국가가 혼란에 빠지게 되는 현상으로 더 빨리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시점이라고도 봐진다. 충분히 가능할 때 조금씩 받아들여서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제는 훈련 가능한 기간이 지난 거 같다.
이제 200만원 이하로 버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며 그래도 안도감을 느끼면서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곧 200만 원대로 버는 사람들에게 이런 불안감은 엄습할 거라고 본다. 다시 바보 연기를 보면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순수한 시대로 돌아가기는 너무 멀리 와버린 시대에 세계화를 이루지 못한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마음속에 칼을 품은 사람들은 수없이 많을거라고 본다. 이런 시대에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부모들은 어떻게 대비를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도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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