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을 보고 헤어졌다면 잘한 거다.
사랑은 연애 때나 하고 결혼은 마음 맞는 사람과 하는 거다. 대신 꼭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라. 그래야 후회가 없다.
이 영화를 보고 헤어졌다는 커플이 있다. 알고 보니 남자 친구가 '안티 페미' 였다고 했다. 사귀는 2년 동안 전혀 그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서로 만나다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본색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동안 '안티 페미' 성향이 드러날 만한 요소를 2년 동안 자극받지 못하다가 이 영화 하나 때문에 자극을 받은 거다.
그리고 이런 커플은 의외로 심심치 않게 있기에 주변에서도 이런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난 이 영화를 일부러 보지 않은 것도 있었다. 얼마나 할 말이 많은 영화일까? 나도 이 영화 보고 답답함을 느낄까?라는 생각으로 미루면서 보지 않은 것도 있다.
그리고 한 달 전 이 영화를 봤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난 고민을 하면서 봤다. 이걸 보고 왜 서로 싸우고 헤어졌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까지 봤다. 뭐가 무슨 내용이 이들을 헤어지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짐작 가는 부분은 충분히 있다. 근데 그걸 가지고 남자가 맞니, 여자가 맞니, 남자는 이기적이니, 여자는 책임감이 없니.. 등등을 말하는 것이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예를 들자면 공유가 자신이 육아 휴직을 하며 좀 쉰다고 했을 때 정유미는 아주 좋아했다. 아기에게 "엄마 일한다~"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일이 무산이 되면서 공유가 "좀 더 쉬어~"라고 말하니 정유미가 하는 말이 아기 키우면서 쉬는 게 쉬는 거냐고 말한다. 남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육아 휴직을 쓰고 애 보는 건 쉬는 거고, 여자가 육아를 보는건 일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고, 더군다나 벌이도 더 적은 사람이 일을 하려고 하는 태도를 가지고 뭐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근데 이걸 가지고 트집을 잡는 남자가 과연 좋은 사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일까?
영화 흐름상 충분히 이 정도는 이해를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부인이 투정 부리는 것. 그리고 빙의까지 걸리는 정도면(물론 본인은 모르지만 그래도 그만큼 현실적 벽에 부딪혀서 그런 거니 아주 힘든 상태일 거다.) 충분히 그걸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더군다나 영화는 공유가 아는 상태이니 이걸 보는 남자도 이걸 아는 상태라고 생각하고 봐야 한다.
물론 나도 빙의까지 걸린 건 그리고 정유미 단 한 명에게 여자에게 생길 수 있는 모든 일들이 다 벌어지는 건 좀 무리수라고 생각은 한다. 허나 이건 영화니까..라고 보는거지 솔직히 빙의까지 걸린 건 주위에서 본적도 없고 더군다나 산후 우울증으로 빙의 걸린건 처음보는 거고 주위에서도 들어본 적도 없는거다. 근데 그래도 사례가 있으니까 영화에서 사용하는거다. 굳이 이걸 가지고 따지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충분히 영화니까.. 라고 볼 수 있는 면을 굳이 우리 일상으로 끌어들여서 대입을 시켜서 그걸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들으라는 식으로 말을 꺼내는 건 충분히 쪼잔한 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놈을 꼭 만나야 하나?
이 영화를 보고 진짜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사회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나? 이 사회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사는 게 너무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아니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 거 같지 않나?(신경만 쓰는 척하고 있는 거 같지 않나?)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두 명이나 됐는데 더 나빠지는 거 같지 않나?
먹고사는 게 힘들어서 빙의까지 걸린다. 국민이 아파한다. 정신이 병이 든다. 그래도 사회, 국회는 신경 쓰지 않는다. 대통령은 취업률 높아졌다고만 말한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건 말도 안 한다. 그만두는 사람들 얘기는 약점이니 말을 안 꺼내는 거다. 취업률보다 실업률이 높아서 쫓아가지 못하는 건 왜 말을 하지 않는가?
진짜 잘못은 정부에게 있는데 남자와 여자가 싸운다. 어차피 결혼을 할 거면 남자는 여자와 하고, 여자는 남자와 할 건데 서로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지 않고 서로 싸운다. 정부가 바라는 것이 이게 아닐까? 서로 싸워서 지들이 하는 거 신경쓰지 않게 하는거 말이다. 그렇다면 우린 정부랑 상관없이 만든 영화를 보고 정부의 농락에 휘둘리고 있는 거다.
왜 서로 협력을 해야 할 상대들끼리 싸우는가? 내가 예를 남자 입장이 불리한 쪽으로 말을 해서 그렇지 여자도 마찬가지다.
우린 싸워야 할 적이 아니라 서로 협력해서 함께 이 어려운 세상을(자기만 아는 위에서 노는 사람들이 만든 세상에서) 헤쳐나가야 하는 거다. 이걸 파악하지 못하고 남자가 어떻니, 여자가 어떻니 하는 사람과 함께해서 뭐 하겠는가? 잘 헤어진 거다.
당신의 연애 상대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지, 아님 헤어져야 하는지를 정말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영화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같이 보고 상대방을 비방하면 웃으면서 너도 그런 종자구나!라고 생각하고 미련 없이 헤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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