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락이라는 말에는 오랫동안 죄의식이 따라다녔습니다.
* 악이 선에서 생겨나듯 선도 악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 자신감이 없는 허세 따위는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 내가 저지른 짓은 젊은이라면 누구나 저지르는 어리석은 짓에 불과하다.
* 사랑을 할 때는 남자나 여자나 서로 속고 속이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 바보들은 지성인에게 감히 도전할 만큼 건방지고 뻔뻔하기 때문이다.
* 바보는 단단한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그의 약점을 찾아내는 일이 무척어려울 때가 많다. 바보를 속이는 것은 지성인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그들은 어리석긴 하지만 올바른 양식을 가지고 있는 정직한 사람들이다. 바보들은 도저히 그런 품성을 가질 수 없다. 얼간이들은 마치 백내장을 앓고 있는 눈과 같다. 백내장을 제거해버릴 수만 있다면 그눈은 무척 아름다울 것이다.
* 믿음은 강할수록 깊은 침묵을 요구하는 법이다.
* '산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키케로)이라는 말이 옳다면, 그전에는 산게 아니라 식물처럼 그저 자라고 있었을 뿐이다.
* 생명을 대가로 치르고 얻는 지식은 너무 비싸다.
* 내 행위는 정신보다 성격에 더 많이 의존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잊는 것은 용서하는 게 아니다. 용서는 고결한 마음과 관대한 정신 속에 깃들어 있는 훌륭한 감정에서 나오는 반면, 망각은 기억력이 부족한 데서 오는 결과이거나, 무사태평한 성격 또는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갈망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쾌락을 얻을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
* 제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 이 자살 능력은 자연에 대한 반항이며, 따라서 모든 종교가 자살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 이 세상에는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정직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행복하든 불행하든, 생명은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유일한 보물이며, 그 보물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그것을 누릴 자격이 없다. 생명보다 명예를 더 소중히 여긴다면, 그것은 생명이 불명예스런 행위에 의해 싱싱함을 잃었기 때문이다. 명예냐 생명이냐의 갈림길에서 인간이 명예를 위해 생명을 내던진다면, 철학은 침묵을 지켜야 한다.
* 자신을 탓하지 않으려거든 아무것도 탓하지 마라.
* 자신을 모르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 나에게 닥친 행 · 불행의 주요 원인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 배울 수 있었으며, 나 자신을 스승으로 여겨 사랑해왔다.
* 이렇게 주술과 접촉한 덕분에 카사노바는 평생 동안 신비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중에 그가 성공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 되는 특권을 부여받지 못한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그들을 읽어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겉표지 부분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책을 읽는 남자가 결국에 가서는 형편없는 책일지라도 새로운 작품을 감상해보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여자, 게다가 모두 잘생긴 여자만을 알았던 남자도 결국 새로운 부류의 여자를 만났을 때 그 못생긴 여자들을 알고 싶은 호기심을 느끼게 되는 법이다.
* 인간이 어떤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예감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불길한 예감뿐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행운이 찾아올 것 같은 예감은 감정에 기초를 둔 것이며, 감정이란 언제나 어리석게도 변덕스러운 운에 기대는 거는 반면, 불길한 예감은 지성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 불행한 상황에서 파생된 생각들이 젊은이에게 전혀 유익하지 않은건 아니다. 그런 생각들은 젊은이에게 사고하는 버릇을 길러주며,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올바른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곳 아탈리아의 수도에서 출세하려는 자는 자신을 둘러싼 주위의 색깔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카멜레온이 되어야 한다. 어떤 형태, 어떤 모양이든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프로테우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변신술이 뛰어난 바다의 신)가 되어야 한다. 적응력이 강해야 하고, 융통성이 있어야 하고, 남에게 아부할 줄도 알고 주도면밀해야 하며,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고, 아는 것을 다 드러내지 말아야 하며, 또한 항상 똑같은 어조로 말해야 하고, 참을성이 강해야 하고, 자신의 표정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불같이 화를 낼 때 얼음처럼 냉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신을 믿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머릿속에는 종교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직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위선자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을 조용히 견뎌내야 한다. 그런 생활이 싫은 사람은 로마를 떠나 다른 곳에서 행운을 찾아야 할 것이다.
* 나에게 뭔가 도움을 주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면서, 사귀어둘 만한 터키인 친구 서너 명을 소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 가장 행복한 사람은 주지육림에 빠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쾌락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 형상을 우상으로 숭배하는 민족은 없습니다. 그 형상이 나타내고 있는 신을 경배하는 겁니다.
* 우리는 신이 물질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신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신을 정신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어요. 인간은 추상적인 방식으로만 개념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신은 비물질적인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지식의 한계이고, 그 이상은 알 수가 없어요.
* 순결이란 하나의 관점, 즉 완전한 금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에만 미덕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은 아마 순결을 기꺼워하지 않을 거라고 덧붙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이 인간에게 맨 처음 주었던 가르침에 위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순결은 오직 결혼을 통해서만 파괴되네.
* 저는 지나칠 정도로 완전한 남자이고, 게다가 진정한 기독교도입니다. 저는 여성을 찬미하고, 이 세상의 모든 즐거움 중에서도 으뜸가는 쾌락을 멀리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점을 말씀드려야겠군요.
* 신은 오직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는 자들만 용서해주시네.
- 그건 의심할 여자기 없습니다. 그리고 죄를 고백한다는 건 당연히 위회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회개하지 않는다면 용서를 받아도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 어떤 결론을 얻으려면 너무 깊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곧 알아차렸다. 그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결정을 내리는게 점점 더 어려워질 것만 같았다.
* 내가 돈이 많고 건강할 때는 사람들이 모두 나를 환영해주었다. 그러나 가난하고 병든 것처럼 보이자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지갑이 가득 차 있고 승리자처럼 의기양양했을 대는 사람들이 나를 재치있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었다. 그러다가 지갑이 텅텅 비고 겸손한 태도를 취하면 내가 말하는 것을 모두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여겼다. 내가 다시 부자가 된다면 순식간에 나는 다시 이 세상의 여덟 번째 불가사의로 간주될 것이다. 사람들은 나를 짓누른 불운이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모두 나를 피했다.
* 젊기만 하면, 생각지도 않을 때 운명의 여신이 그 힘을 발휘해준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쨌든 나는 젊었다.
* 그녀가 나를 사랑한 것이 옳았다고 확신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 예술계에서는 위대한 천재라면 당연히 존경을 받지만 평범한 사람은 경멸을 받는다.
* 내가 택한 첫 번째 직업에서는 거기에 필요한 적성을 타고나지 못했지만, 내가 위선자였다면 충분히 성공했을 것이다. 아무리 높은 성직에 오르더라도 자신의 양심은 침묵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 군대 생활은 영광으로 둘어싸여 있기는 하지만 수동적인 복종이 요구되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를 완전히 억눌러야 하고 끊임없는 자기희생이 필요한 가장 나쁜 직업이기도 하다.
* 나는 언제나 혼자 힘으로 멀고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해왔다.
* 도시는 불평으로 가득 찼고, 우리는 주민들의 평화를 깨뜨린 범인들을 찾으려는 경찰의 헛수고를 비웃었다.
* 젊은 사람으로서 나는 젊고 건강한 육체가 당연히 누려야 할 모든 즐거움을 맛보면서 잘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 행운은 나에게 제멋대로 변덕을 부리는 걸 좋아했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충분히 거부했을 수단을 써서 나에게 행복을 보장해주었지만. 나에게 절제와 분별의 길을 택하도록 강요할 만한 힘은 갖고 있지 못했다. 절제와 분별만이 내 장래의 행복을 굳건한 반석 위에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 남에게 호감을 주는 당당한 외모를 타고난데다, 돈도 충분히 가지고 있었고, 상습적인 노름꾼에 씀씀이가 헤픈 낭비가이고, 언변이 좋고, 겸손과는 거리가 멀고, 대담무쌍하고, 늘 여자 꽁무니나 쫒아다니며 경쟁자들을 몰아내고, 못된 친구만 사귀고...... 나는 분명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 위험도 피하지 않았고 내 행동에 떳떳하게 책임을 졌기 때문에 무엇이건 멋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서슴없이 부숴버리곤 했다.
* 그녀의 아름다운 눈에는 거만한 분노도, 나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나오는 냉정한 순종도 찾아볼 수 없었다.
* 마음의 평화는 사랑보다 더 큰 매력을 지니고 있다.
* 여행할 때는 어떤 길동무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 신중하고 분별있는 젊은이라면 당연히 결혼을 하기 전에 여자의 성품을 알고 싶어할 겁니다. 왜냐하면 결혼생활에서 행복을 보장해줄 수 있는 것은 돈도 아니고 아름다운 얼굴도 아니니까요.
* 사랑을 하는 남자는 그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주는 즐거움 이외의 어떤 즐거움도 즐기지 못한다.
* 그녀를 나 자신보다도 더 사랑했을 때는 그녀와 결혼할 생각이었다.
* 그녀는 카를로가 묻는 질문에 또박또박 분별있게 대답했다. 그녀는 꾸밈없는 대답으로 카를로를 종종 웃겼지만 어리석은 면모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매력적인 순수함인가! 재치와 무지가 낳은 자식이여! 그대의 매력은 유쾌하고, 그대만이 남을 불쾌하게 하지 않고 무슨 말이 건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노라!
* 크리스티나는 단순한 아가씨였지만, 정신은 단순하지 않았다. 내 생각에 정신의 단순함은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그녀의 단순함은 타고난 천성 때문이었지만, 그것은 진정으로 아름다운 심정 속에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태도도 단순해서 쓸데없이 부끄러워하거나 거짓된 겸손함 따위는 보이지 않았고, 어떤 겉치레도 없었기 때문에 정직 그 자체였다.
* 그녀는 시골 처녀처럼 차리고 있었지만 별처럼 아름다웠다.
* 여성이 없었다면 남성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행한 동물이 되었을 것이다.
* 세상 남자들은 모두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어떤 보상을 받길 기대하지. 그녀는 내가 그 보상을 체념하게 만들지 못했어. 그녀가 요조숙녀인 체하고 얌전은 떨면서 나를 얼간이로 만들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나는 명예를 걸고 그녀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보여주어야 돼.
* 사랑하는 여자의 소망은 아무리 하잘것없는 것이라도 남자에겐 지상명령과 같은 것이니까.
* 당신은 저한테 돈을 너무 많이 쓰고 계세요. 제가 당신을 더욱 사랑하도록 만들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면 그건 돈을 낭비하는 거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군요. 왜냐하면 저는 어제나 지금이나 똑같이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저는 온 마음을 다 바쳐 당신을 사랑해요. 꼭 필요하지도 않은 일까지 그렇게 신경을 써주시니 정말 기뻐요.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저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가를 점점 더 확실히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기쁜 것뿐이에요. 제가 당신을 더욱 깊이 사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하면 그렇게 돈을 쓸 필요는 없어요.
*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존경받길 원하면서 자기는 남자들을 존경하지 않는다면 우스꽝스러운 꼴이 된다는 걸 당신은 모르는군요. 남자들이 우리에게 항상 정중하길 바란다면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모범을 보여야만 해요.
* 여자가 하루 스물네 시간 내내 남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믿지 않는 사람은 앙리에트와 같은 여자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남자다. 나는 그녀를 품에 안았을 때보다 그녀와 대화를 나눌 때가 휠씬 더 행복했다. 그녀는 많은 책을 읽었고 재치가 있었으며, 그녀의 취미는 너무나 고상했다. 그녀의 판단은 현명했고, 배우지 않고도 쉽게 수학자처럼 논쟁을 할 수도 있었지만 결코 우쭐대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모든 점에서 타고난 우아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그녀의 매력을 더해주었다. 그녀는 뭔가 중요한 말을 할 때 일부러 재치를 부리려고 애쓰지 않았다. 아무리 심각한 문제라도 조용히 미소를 띠고 말했기 때문에 아주 사소한 일처럼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쉽게 이해시키곤 했다. 그런 식으로 그녀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지혜를 나누어주어 사람들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혜가 없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그 육체의 매력만을 관능적으로 즐기는 것에 불과하다. 얼굴은 못생겼더라도 지혜가 있는 여자는 그 정신의 매력으로 남자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남자의 모든 소망을 충족시켜준다.
* 아름답지만 어리석은 여인에게 그녀의 아름다움을 조금 떼내어 지혜와 바꿀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보라.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천만에요. 난 지금 상태로 만족해요." 그런데 그녀가 자신에게 만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자신의 결함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만족하는 것이다. 못생겼지만 지혜로운 여자에게 지혜와 아름다룸을 바꾸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라. 그녀는 지혜의 가치를 알고 있고, 그래서 지혜만 있으면 어느 사회에서나 여왕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학식이 많고 많고 잘난 체하는 여자는 남자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
* 초라한 여자 옷이 장교 옷보다 더 많은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다니.
* 철학이란 그 행복을 오래 간직하는 비결을 가르쳐주는 거예요.
* 엄청난 사건들을 너무나도 사소한 일에서 빚어진다.
* 커다른 슬픔이 주는 여러 가지 이점 가운데 하나는 그 슬픔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고통스럽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한 슬픔에는 약간의 달콤함도 없지 않다.
* 인생은 무거운 짐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내가 인생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쾌락을 즐기고 인생을 즐길 기회를 잡으면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생각한답니다.
* 이 세상에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그 힘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 여러분이 옳지 않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틀렸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 여행을 다니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무식한 것일까!
* 만찬 중에 내 중요한 관심사는 실비아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당시 굉장한 평판을 얻고 있었는데, 내가 판단한 바로는 그만한 평가를 얻고도 남을 만한 여자였다. 그녀는 당시 쉰 살쯤 되어 있었고, 우아한 몸매와 고상한 태도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상냥한 여자였다. 그녀는 사근사근하고 재치가 있었으며 누군에게나 친절하고 단순하며 잘난 체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사람들은 그녀의 얼굴에 모두 호의를 품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전혀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었다. 그녀를 잘생겼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여자도 아니었다. 그녀는 첫눈에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관심을 사로잡는 무엇인가를 분명히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녀는 도대체 무엇인가?
확실히 그녀는 아름답다. 그러나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불가항력을 체감하지 못하고 그저 그녀에게 이끌린 사람들은 그녀를 연구해해볼 만한 용기도 갖고 있지 못했고, 그녀에 대해 완전한 지식을 얻을 만한 끈기도 갖고 있지 못했으므로 그녀의 매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프랑스의 우상이었고, 위대한 작가들이 그녀를 위해 쓴 희극들이 모두 성공을 거둔 것은 오로지 그녀의 재능 덕분이었다. 특히 마리보(프랑스 극작가, 소설가. 1688~1763)의 희극들은 그녀가 아니었다며 후세에 전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를 대산할 만한 여배우는 하나도 없었다. 만약 그런 여자가 있었다면 그녀는 실비아가 연기라는 어려운 일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갖추고 있는 온갖 미덕을 겸비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즉, 동작과 음성과 지성과 재치와 표정과 예절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지식을 두루 갖추어야만 했다. 실비아는 그 모든 자질을 타고났으며, 거기에다 어떤 기교를 더 할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내가 방금 언급한 자질들 외에 실비아는 또 하나의 자질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주위를 빛나는 후광으로 둘어싸고 있었으며, 그것이 없었다면 그녀는 아마 스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고결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친구는 몹시 갖고 싶어했지만 애인을 가진 적은 없었다. 원하기만 했다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었던 쾌락을 거부한 대신 그녀는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이런 흠잡을 데 없는 행실 덕에 그녀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 다이아몬드를 휘감아 온몸이 번쩍번쩍 빛나는 뚱뚱한 귀부인이 우리 옆자리에 들어왔다. 그녀의 거대한 제구를 보고 나는 깜짝 놀라 바보처럼 그 신사에게 물어보았다.
"저 살찐 암퇘지는 누구죠?"
"이 살찐 수퇘지의 마누라요."
"아아,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그 뚱뚱한 신사는 화를 내가는커녕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어댔다. 이것은 프랑스인들이 가지고 있는 실제적이고 자연스러운 철학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남이 천박하고 경솔한 말을 해도 화를 내는 대신 농담으로 받아넘길 줄 아는 여유를 그들은 가지고 있다.
* 여긴 프랑스예요. 우리는 인생의 가치를 알고 있고, 그것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애쓰고 있지요. 우리는 쾌락을 즐기고 인생을 즐길 기회를 잡으면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생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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